잡담: 블로그 재개장!

미국에서 포닥 할 때 아무래도 혼자만의 시간이 많다보니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고, 그것을 나름대로 정리해서 글로 남겨 놓고 싶다는 욕심 덕분에 블로그를 시작했다. 누가 보는지와는 상관없이 누적되어 가는 글을 보며 나름 뿌듯함을 느끼고 있었는데, 한국에 와보니 재미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 블로그 관리도 소홀하게 되었고 점점 잊혀 갔다.

그렇게 잊고 지내던 블로그를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한 가장 큰 이유는 책을 읽고 나서 든 나의 생각을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역설적이게도 육아를 시작하면서 책을 읽을 시간이 더 많이 생겼다(!) 무슨 말인고 하니, 애기가 안아주어야 잠을 푹 잘자서 짧게는 하루에 2시간, 주말 같은 경우에는 5-6시간을 안고 있어야 한다. 애기가 귀가 어찌나 밝은지 TV를 켜는 소리 그 작은 소리에도 눈을 뜬다. 그래서 소리가 나지 않으면서도 재미있고 또한 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을 찾다보니 책이 눈에 띄었다. 아무튼 책은 많이 읽고 있는데 머리속에 정리가 잘 안되었다. 아내에게 추천을 해주려고 해도 그냥 ‘재미있던데’ 정도의 일차원적인 평가밖에 잘 나오지 않았다. 아무래도 책 내용을 완전히 소화하지 못한 것이리라.

또 이러한 생각에는 최근에 읽은 휴남동 서점이란 책의 영향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은퇴 후 제 2의 인생으로 서점을 차려보면 어떨까하는 망할 확률 99.9999 생각을 하게 되었다. 소설 속 서점 주인은 책마다 본인의 짧은 서평을 남겨두는 방식으로 손님들에게 책을 소개한다. 그 방식이 왠지 멋져 보여서, 나중을 대비해서라도 지금부터 서평 혹은 독후감을 쓰는 연습을 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연구 이야기도 좀 쓰고 싶고, 애기 이야기도 쓰고 싶고, 학교 이야기도 이야기도 쓰고 싶고. 이래저래 논문 빼고는 다 쓰고 싶다. 아무튼 여러 가지 이유로 다시 블로그에 글을 끼적여볼까 싶다.

*가끔 학회에서 만난 분들이 정규직으로 가는 길을 잘 봤다고 말해주셔서 부끄럽기도 했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니 기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