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 Narcos Mexico

콜롬비아의 에스코바를 조지고 이제는 멕시코다!
Narcos 시즌 4로 나올 줄 알았는데, Narcos Mexico라는 이름 아래 새로운 드라마로 나왔다.
키키라는 인물 (아래 그림 왼쪽)이 멕시코인처럼 생겼길래 이 사람이 마약 대장인줄 알았는데 정말 정의로운 멋진 DEA요원이었다. 이 무슨 무식한 인종차별인가… 직종에 상관없이 한가지 일에 미쳐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은 정말 멋있다. 그리고 악당은 아주 멀끔하게 생긴 미겔 가야르도 펠릭스 (아래 그림 오른쪽).

이전 시즌 콜롬비아에서 그랬듯 정의로운 미국의 DEA 요원들이 악당을 집요하게 뒤쫓지만, 타락하고 부패한 멕시코 경찰-정치인-마약쟁이들의 강력한 카르텔 덕분에 항상 허탕을 친다. 기습이랍시고 처들어가보면 집이 텅 비었거나, 멕시코 안에서는 안될 것 같으니 미국으로 꼬셔내서 조지자고 했더니 국경 검문소에서 알려준다거나, 어떻게 어떻게 범인의 면전에까지 왔지만 경찰이 ‘범인 아니야. 우리 요원이야. 손대지마!’라고 하는 어이없는 상황까지 생긴다.
하지만 부패하고 덜떨어진 멕시코 주지사 하나가 자기의 정체가 탄로날 것이 두려워 키키를 잡아 고문하다가 죽여버리는 사건이 생긴다. (미국인을 죽여버리다니 덜떨어졌다고 할수밖에 없다) 다른건 다 참아도 자국민의 희생은 절대 못참는 미국이 ‘너희 다 조져버릴꺼야!’하고 내려와서 펠릭스를 체포하는데까지 성공하지만, 멕시코의 부패가 얼마나 심한지 잡은 범죄자마저 풀어준다. 돈이면 다 되는 나라가 대한민국 말고 하나 더 있었다.

콜롬비아의 에스코바가 폭력의 끝판왕이었다면 멕시코의 펠릭스는 조금 다른 캐릭터다. 펠릭스가 어떻게 멕시코 대마초 유통시장을 통일했는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 과정이 꽤나 인상적인데, 마약쟁이들이라고 하면 총들고 가서 부하들 다 죽이고 ‘너 오늘부터 내 꼬봉해라’ 이런식이라고 예측하기가 쉽다. 하지만 펠릭스라는 인물은 외교적/정치적 수완이 아주 좋은 사람이라 각 플라자의 두목을 잘 설득한다. ‘우리끼리 경쟁해서 서로 죽이고 대마초 가격 낮추지말고, 사이좋게 서로 죽이지도 말고 대마초 가격도 왕창 올려서 다같이 잘살자!’ 대마초판 OPEC 이런 캐릭터가 주인공이다다보니 콜롬비아 시즌보다는 액션신이 적고 폭력성도 비교적 적은 편이다. 그래도 House of Cards류의 정치물을 좋아한다면 Narcos보다 Narcos: Mexico가 더 재미있을 수도 있겠다.

아무튼, 대마초로는 돈벌이가 부족한 펠릭스가 코카인으로 눈일 돌린다. 그 코카인이 누구의 것인고 하니, 시즌1의 끝판대장 파블로 에스코바! (이 미친 악당도 오랜만에 보니까 반가웠다)

키키가 미친 마약쟁이 잡겠다고 인생을 바치느라, 그 가족들이 굉장히 고생을 한다. 가장이 일에 미쳐있으니 집안을 등한시하고, 잡으려는 놈이 악당의 끝판왕이다보니 범죄 협박에도 시달리고. 그런 키키의 모습에 요즘 읽고 있는 아리랑의 독립투사들이 오버랩되었다.

영화: 마약왕

주변에서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약속한게 있어서 일단 관람했다.

스토리가 너무 산만해서 이야기를 요약하기가 힘들다. 저 역할이 꼭 등장했어야하나 싶은 인물도 몇 명 있었고. 배두나가 나온대서 <타짜>의 김혜수와 같은 팜므파탈 역할을 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영화에서의 비중은 훨씬 작았다. 아마도 김혜수와 비교하여 완숙미가 조금 부족하여 더 많은 씬을 만들 수가 없었던게 아닌가 싶다. 조정석은 양아치 검사 느낌을 내기엔 조금 부족했던 것 같다. 내 머리 속에 있는 저 당시 검사의 이미지는 홍준표 같은 사람이라… 아무튼, 아무리 송강호의 연기력이라도 안되는 건 안되는구나라는걸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