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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공짜로 부페를 주는 세미나가 있다면서 같이 가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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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는 ‘Life Journey, Career Path, Tenure Faculty Track’.

자기계발서적, 자기계발세미나 등 자기계발 시리즈는 원래 그닥 좋아하지 않았지만 대부분이 약파는 느낌이라… , 요새 여기저기 지원을 시작하면서 마음도 싱숭생숭하고 다른 사람은 어떻게 준비했는지도 궁금해서 가보았다.

멋쟁이처럼 차려입으시고 포마드로 머리를 넘기신 모습과는 달리 구수한 붓산 사투리를 구사하셨다.

원래 부산사투리에 대한 알 수 없는 동경이 있던 나였던지라 오히려 그게 더 멋있게 느껴졌다.

내용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실제 faculty interview에 가면 어떤게 중요한지 같은 귀한 정보도 많이 들었고, 교수님들의 일상도 조금이나마 들을 기회가 있었다.

나도 언젠가 후배들에게 저런 이야기를 들려줄 날이 온다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하는 생각도 들고. 응안와

아무튼 세미나 시간이 지나가고 경품 추첨 시간이 되었다.

당첨되면 술 바꿔먹어야지라고 농담했는데, 맙소사. 그것이 현실로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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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운이 전혀 없었던지라 너무 기뻐서 나도 모르게 너무 호들갑을 떤 것 같아 지금 생각해보니 조금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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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ainstorm

연구실에서 매주 두 번의 세미나를 한다.

지난 분기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research update와 관심분야의 논문을 읽고 소개하는 literature talk가 그것이다.

Lit talk는 보통 자기 관심 분야를 많이 하기 마련이라, 각기 다른 연구를 하는 우리랩 특성상 참석률이 엄청 저조했던 것이 사실이다.

내가 발표를 한 지난 세 번의 lit talk에 참가자수가 열댓명에서 세명, 그리고 한명으로 급격하게 줄었다.

그래서 폴형이 이번학기부터는 새로운 방식, 내 연구주제가 아닌 다른 사람의 연구주제에 관련된 페이퍼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lit talk을 진행해보자고 했다.

그 출발점으로 오늘은 나 아닌 다른 사람의 연구 주제를 소개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칠판에 ‘소개한 사람 이름 → 해당과제 진행자 이름’을 하나씩 쓰다보니

정말 하드코어한 코딩을 하는 사람의 이름이 돌고 돌아 실험을 하는 사람의 이름까지 화살표가 가기도 했다.

갑자기 지렁이 게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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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다른 연구 주제를 가진 랩메이트들로부터 신선한 질문과 조언을 들었더니 한 것 없이 피곤하다.

오늘의 수영

처음으로 랩메이트 Ian이랑 같이 수영을 했다.

한시간동안 자유형을 쉬지 않고 할 수 있다느니, 철인3종 경기를 나갈꺼라느니 등

믿기 힘든 말을 자꾸 해가지고 오늘은 내가 김치맨박태환의 힘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나보고 따로 훈련 프로그램이 있냐고 묻길래 평소하는 루틴을 말해주었다.

다 듣더니 그거 하고나서 마지막은 자기 프로그램대로 한번 해보자고 해서 알았다고 했다.

한바퀴 딱 돌아보니까 펠프스 앞에서 한없이 초라해지는 김치맨을 발견할 수 있었다.

물에 들어가기전까지의 기세등등함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20바퀴를 돌고나서 한 프로그램이 진짜 가관이었다.

50m 1분 4바퀴 – 200m 쿨다운 – 50m 58초, 56초, 54초, 52초 각 1바퀴 – 200m 쿨다운

하루에 20바퀴 도는 사람한테,

20바퀴 이후에, 추가로 16바퀴를 저런 페이스로 돌아라니. 돌은거니?

오랜만에 수영하면서 죽겠다는 생각을 했다.

비루한 몸뚱아리와 다르게 승부욕은 넘쳐서

Ian이 출발하면 나도 모르게 몸이 반사적으로 따라나갔다.

2초씩 줄여나가는 스프린터까지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좋은 자극이 되었다.

한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화장실

미국에는 공중 화장실 숫자가 굉장히 적은 것 같다.

지난번 뉴욕 여행할 때 느낀건데 스타벅스나 맥도날드를 제외하곤 공중 화장실이 거의 없었다.

매장들마다 화장실은 있지만 고객이 아닐경우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하게 한다.

많은 가게에서 아래와 같은 야박한 싸인을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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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의 한인 음식점에서도 어떤 한국인 아주머니가 들어와서 화장실 좀 쓸 수 있을까요 하는데

종업원이 ‘public restroom이 아닙니다’라고 했다.

그래도 이번만은 쓰게 해드릴께요라고 할 줄 알았는데

‘죄송합니다’가 나왔다.

위의 싸인처럼 ‘땡큐’가 나왔다면…

결국 그 아줌마는 가장 싼 메뉴인 만두를 포장주문하고 나서야 화장실을 쓸 수 있었다.

그나마 화장실이 있는 경우도 남녀공용 한칸짜리인 경우가 많아서 엄청나게 긴 시간 줄을 서야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도 표 검사를 한 이후에 화장실이 있는 데다가, 변기 숫자가 몇 개 없어서 위기의 순간이 있었다.

맨하탄에 있는 제법 규모가 큰 쇼핑몰에도 화장실은 지하에 하나밖에 없어서 10분이 넘게 기다렸다.

우리나라 백화점을 생각해서 매층마다 있을 줄 알았는데.

아무튼 미국에서 화장실은 이용할 수 있을때마다 이용하는 것이 좋다.

 

 

 

E-book

한국에 있을 땐 책을 모으는 취미 책은 좋은 데코레이션이죠 가 있어서 거의 매일 교보문고, 알라딘, yes24를 구경하면서 새로 나온 좋은 책들을 바로 바로 구매했었는데, 미국와서는 마음의 여유도 별로 없고 한국 종이책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핑계로 한동안 1년 넘게… 책을 가까이하지 못했다.

좋은 책은 눈여겨 봐놨다가 나중에 한국가서 읽어도 된다는 핑계가 있었지만, 시사인 같은 주간지가 다루는 이슈들은 시의성이 중요했기 때문에 썩 내키진 않았지만 종이잡지에 비해 30 % 가량 할인이 된다는 점, 배송이 따로 필요하지 않다는 점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전자책을 신청해보았다.

시사인 자체 어플이 생각보다 잘 되어있어서 지금은 만족하면서 잘 쓰고 있다.

활자 크기나 행간 간격 조절이 자유로운 점, 배경색깔을 바꿀 수 있어서 누런 갱지색깔로 해놓으면 눈의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는 점, 북마크 기능으로 과거 기사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 100권이든 200권이든 아이패드 하나의 무게에서 더 늘어나지 않는다는 점 아이패드 하나가 종이책 한 권보다는 훨씬 무겁다는 함정 등등 생각보다 좋은 점이 많은 것 같다.

아무튼 시사인 전자책 덕분에 e-book에 대한 거부감이 많이 줄어들었고, 때마침 알라딘에서 <눈물을 마시는 새>, <피를 마시는 새> 세트할인 행사가 있어서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e-book으로 책읽기를 시작했다.

다만 책 한권의 무게보다는 아이패드가 더 무겁기에, 장시간보면 어깨가 너무 결린다. 아이패드 에어 사고 싶으면 그냥 사라고.

 

Table and Figure for SI

논문을 작성할 때 main text에는 Table 4, Figure 2, Scheme 7 등 label과 숫자 사이에 다른 문자를 넣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Supporting Information (SI)에는 보통 Table S1, Figure S2, Scheme S2, Page S3 등 숫자 앞에 S를 붙여서 main의 것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Word로 작업하는 경우라면 숫자 앞에 S를 붙이는게 대수롭지 않은 일이겠으나, Latex으로 작업하는 경우엔 쉽지가 않다.

해결책은 “\renewcommand”를 사용해서, Table numbering을 1, 2, 3이 아닌 S1, S2, S3로 하도록 “다시 새롭게 명령”해주면 된다.

(Numbering을 담당하는 명령어가 \thetable이다.)

\renewcommand{\thetable}{S\arabic{table}

Figure의 경우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하면 되겠다.

\renewcommand{\thefigure}{S\arabic{figure}

 

이걸 응용하면 다양한 numbering이 가능하다.

Table IX, Figure VI 과 같은 로마자를 이용하고 싶으면 \arabic을 \roman으로 바꿔주면 되겠다.

 

페이지를 S1, S2로 바꾸는 것은 이것과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가능하다.

 

 

아프리카 TV

혼자 사는 사람은 꼭 TV를 보지 않아도 그냥 켜 놓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큰 집에 혼자 있으면 괜히 더 울적하다.

사람소리도 나고 훈기도 있어야되는데, 혼자 살면 그런게 없다.

거기다가 한국에 있는 친구들이 잠자는 새벽시간대에 혼자있는 듯한 느낌이 싫어서 라디오를 시도해봤지만 잘 맞지 않았다.

아무래도 단방향 통신이라 그랬던 것 같다. 키보드를 다오 키보드를!!

그렇게 나는 아프리카 TV를 보게 됐다.

 

처음에는 스타1 방송을 많이 봤다.

초등학교때부터 미친듯이 했던 게임이라 익숙했고, BJ들도 전 프로게이머 출신들이 많아서 마치 좋아하는 연예인을 보는듯한 느낌? 대학생 때 중간고사 마치자마자 스타 직관하러 서울에 갔던적이…

TV에선 굳은 표정으로 게임만 하던 사람들이 개인방송에선 별풍선 받으면 환호하고, 게임에서 지면 비명지르는게 너무 인간적으로 느껴졌다.

특히 인물도 잘생기고 실력도 최정상급이어서 아우라가 느껴지던 김택용의 물개박수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것도 나랑 똑같은 병신이었구나…

아무튼 일을 하면서 오디오를 듣기만 하다보니 스타는 적절한 방송 컨텐츠가 아니었다.

온통 꾸에엑, 캬르르, 캭캭캭…

 

그러던 와중 남순이란 BJ가 하는 방송을 알게 됐다.

게스트를 매일 한명씩 초대해서 같이 밥먹고 이런저런 이야기하고 같이 게임하는 BJ다.

정일우를 닮은 잘 생긴 외모 그래서 좋다는 건 아니다 와는 달리 어리벙하고 쉽게 버럭하는 모습이  왠지 모르게 정감가는 캐릭터다.

무엇보다 밤 10시쯤 시작해서 밤새도록 하는 방송이다보니, 내가 랩에서 일할때랑 딱 맞아서 이 방 저 방 다닐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그렇게 보기 시작한게 어느새 즐겨찾기 한 BJ만 60명이 다되간다.

 

 

 

Anthraquinone

화학이란 메뉴를 막상 만들어놓고보니 별로 쓸 말이 없었다.

그러던 참에 얼마전에 마무리한 anthraquinone 환원전위 논문의 galley proof (교정쇄)가 왔다.

학부 이후로 실험을 해본적이 없는 내가 포닥을 와서 실험까지 직접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엄청 간단해 보이는 실험이라 덥석 할 수 있다고 했는데 돈 주는 사람이 까라는 대로 까야지, 훗날 이게 나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줄지 그때는 몰랐다.

이상한 결과가 나와도 ‘실험은 원래 그렇다. 그럴수도 있다’고 말하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던 coworker. 판다새끼… 한글로 쓰면 못 알아보겠지…

실수로 실험기구 하나 꼴랑 50불짜리, 내돈으로 주면 되잖니? 망가뜨렸다고 불같이 성질내는 coworker의 랩놈들, 개돼지같은 놈 하나, 비쩍마른 부지깽이같은 놈 하나… 지금도 복도에서 마주치면 너무 싫다.

남의 랩 기구를 빌려쓰는 처지다보니 어쩔 수 없이 보게 되는 눈치.

그 모든 것들이 너무나 스트레스였다.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고통이 어찌저찌 잘 마무리가 되어서 이렇게 끝이 났다.

그래도 이 과정에서 인격적으로 조금은 성장한 것 같다.

누군가 나에게 부탁을 할 때 그 사람이 심리적으로 얼마나 부담감을 가질지 상상이 가니까 누가 나처럼 소심하겠냐만…  최대한 친절하게 세세한 노하우까지 가르쳐주려고 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