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로마의 일인자 2

2017 6번째 책

전쟁이 일어나면 최하층민을 징집해서 군대를 만들 줄 알았는데, 로마 시대엔 최하층민은 군대도 갈 수 없었나보다. 처음엔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읽다보니, 전쟁에 필요한 물품을 스스로 준비해야하기 때문인 것 같다. 전쟁물품을 준비할 여력이 없는 최하층민을 군대에 데려다 놓으면 나라에서 그 비용을 대줘야하고 그것이 재정파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 시절이나 요새나 재정파탄은 자주 나오는 레토릭인것 같다. 또 직업군인이 아니기 때문에 전쟁이 끝나면 돌아갈 곳이 있어야되는데 최하층민들은 그럴 곳이 없어서 폭도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그리고 최하층민이 전쟁에 나가서 공적을 쌓을 경우 발언권이 세질 수 있고 원로원의 기득권을 나누어주어야한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총사령관이 계약직같은 처우라 재계약을 걱정하는 모습에 심히 공감이 간다. 비정규직 노동자란 말이 신문에서나 보는 말이 아니다…

게르만족에게 대패를 당하고 나서, 로마에 먼저 소식을 전달하기 위해 총사령관이었던 카이피오와 두 집정관의 협력권유 및 감시의 목적을 가지고 갔던 코타 사이의 경쟁이 나온다. 카이피오는 자기 책임 때문에 로마군이 몰살당한 것을 변명하고 물타기를 하려고 하고, 코타는 사실을 보고하려한다. 지금이나 그때나 속보 경쟁은 똑같나보다.

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죽는다. 뭐야 이거. 역사를 바탕으로 한거라는데 벌써 죽는건 말이 안되는데? 했는데, 황제가 되는 카이사르는 아빠와 이름이 완전히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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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로마의 일인자 1

2017년 5번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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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린 매컬로의 마스터스 오브 로마 7부작 중 1부, 로마의 일인자. (2부의 제목은 풀잎관, 3부는 포르투나의 선택, 마지막 4부는 카이사르의 여자들이다. 7부까지 있다곤 하는데 아직 번역이 안됐는지 4부까지만 한국에 나와있다.) 사실 이 책을 원래 알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우연히 알라딘 홈페이지 구경하다가 알게 된 책이다. 홈페이지 입구에 ‘페이백 100 %’라고 대문짝만하게… 리뷰도 괜찮은 것 같고 서평도 좋은 것 같았다. 그래서 당장 내 돈 3만원 나가는건 생각 안하고, 3만 포인트 돌려받으면 돈 한푼 안내고 책 3권이 생긴다며 샀다. 예전에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던지라 로마 이야기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도 충동구매의 원인 중 하나였다.

제일 앞페이지에 추천사가 있는데 이렇게 공격적인 추천사는 처음봤다.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는 “그녀가 자처하듯 정말 아마추어였다”라고 혹평하고, 이 시리즈는 “전문가 수준”이라고 극찬했다. 기대감은 더 커졌다.

이야기의 시작 전에 로마 시 상세지도와 로마 시 중심가 지도가 나오는데 그 꼼꼼한 묘사에 엄청 놀랐다. 마치 작가가 나 그냥 소설가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카이사르 집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중심인물이 될 가이우스 마리우스와 술라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카이사르의 두 딸, 율리아와 율릴라의 묘사를 읽을 때는 왠지 모르게 왕좌의 게임에 산사, 아리아 자매가 생각나기도 했다. 율리아는 키가 크고 성숙했다는 점에서, 율릴라는 말괄량이라는 점에서 저 자매가 떠오르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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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묘사도 제법 자세하게 나온다. 카이사르가 마리우스에게 대접한 첫번째 식사의 여러 메뉴 중 가장 맛있어 보였던 건 다음의 메뉴다. “달걀과 치즈를 넣고 스펠트 밀가루를 빚어 만든 새알심, 저민 마늘을 한 겹 얹고 희석한 꿀을 발라 화로에 맛있게 구운 시골풍 소시지, 상추와 오이와 샬롯과 셀러리를 뒤섞은 샐러드, 브로콜리, 애호박, 콜리플라워를 부드럽게 찌고 밤을 갈아 기름과 함께 뿌린 훌륭한 야채찜”  이게 역사소설인지 먹방인지… 화로에 구운 소시지 맛있겠다…

배경이 기원전 로마일뿐 현실정치에 있을법한 치밀한 전술과 모략이 난무한다. 마리우스와 카이사르가 후원금을 주고 받으면서 자금 추적을 걱정하며 쪼개기 시도를 한다거나, 마리우스의 재력과 카이사르의 명예를 맞바꾸면서 서로 원하는 것을 취하기도하고,  법을 잘 이용하여 상급자를 얽어매고, 보밀카르를 체포하러가서 벌이는 법리공방 등 재미있는 부분이 많았다. 또 집정관과 그의 보살핌을 받는 피호민이란 개념이 나오는데 국회의원과 유권자들의 관계 같다. 피호민들을 위해 다리 만들어주고, 길 깔아주고, 그 댓가로 선거때 도움받고… 나는 국회의원과 유권자의 기브앤테이크가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나중에 자세히 쓸 기회가 있겠지. 아무튼 저런 관계가 기원전부터 있었다고 한다면 현실을 바꾸기는 더더욱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마르가리타가 라틴어로 진주라는 것도 처음 알았다.

 

잡담: 멀티탭

연구실에 트리플모니터를 장착하려고 집에 있는 멀티탭을 가져왔다.

처음 이 집에 들어올 땐 멀티탭은 커녕 콘센트가 남아돌았는데, 이제는 멀티탭이 없으면 티비도 볼 수 없고, 노래도 못 듣는다. 플스도 당연히 못 하고, 스탠드가 없어서 책 읽을 때도 눈이 불편하다.

그만큼 여기 오래 살았구나 싶다…

영화: 서울역

올해 8번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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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동네에 있는 michigan theater에서 KOREAN FILM: NOW라는 주제 아래 2주-3주에 한번씩 한국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당연히 돈 내야되는 줄 알았는데, 그냥 들어가서 보라고 해서 개이득. Nam Center for Korean Studies에서 후원하는 거라고 한다. 당연히 한국인 학생들이 메인으로 활동할 줄 알았는데 전부 외국인 학생들이었다. 베테랑과 터널을 시작으로, 서울역,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내부자들, 그리고 동주가 예정되어 있다.

일단 객석이 거의 가득 차 있다는 것에 놀랐다. 그리고 대부분이 외국인인 것에 또 놀랐다. 그냥 공짜라서 시간 떼우러왔는건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많았다.

서울역은 부산행의 그 미친 좀비들은 어디서 다 나온 것인지를 보여주는 프리퀄이다.

사용하는 언어는 달라도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 등은 전부 비슷 것 같다. 그래도 몇 가지 아쉬운 장면들이 있었다. 노숙자가 대머리 아저씨에게 ‘이 독재자새끼야!’라고 욕하는 장면이 있었는데, 외국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고, 한국의 찰진 욕을 그냥 damn, bastard, disrespect 등 정도로 밖에 주지 못하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

부산행과 서울역, 그리고 walking dead까지 보고 비교해보면 한국의 좀비는 정말 강력하다. Walking dead의 좀비는 느려터지고 지능도 낮고 점프도 못하는데, 한국의 좀비는 뛰고 달리고 머리도 좋다. 팔이 안전벨트에 걸리면 뺼 줄도 아니까… 이정도는 되야 좀비도 좀 무서운 맛이 있지.

스포일러 시작

굳이 여주인공이 엄청나게 짧은 원피스를 입고 나와서 팬티를 자꾸 보여줄 필요가 있었나 싶다. 물론 마지막에 포주에게 잡혀가서 강간당할 뻔한 장면이 나와서 그거에 대한 복선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 한장면을 위해서라고 하기엔 불편한 면이 더 많았다.

아빠라고 하던 아저씨가 사실은 포주였다는 설정은 너무 반전을 위한 반전이 아니었나 싶다. 돌이켜 생각해봐도 처음 전화에서 아빠가 아닐수도 있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포주가 떼먹힌 돈 때문에 목숨걸고 좀비를 죽이고, 그 여성을 찾으려고 경찰한테 대든다?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 같다.

배경으로 부동산 관련된 것이 자주나온다. 지하철의 광고도 대부분 부동산 광고이고. 마지막에 포주와의 싸움도 모델하우스에서 벌어진다. 한국만의 독특한 배경이 아닐까 싶다.

뒤에는 좀비, 앞에는 경찰과 군이 막아선 곳에 갇힌 시민들이 나온다. 물대포를 쏘고, 나중에는 실탄까지 발사한다. 여러가지 사건이 겹쳐보였다. 거기서 be the reds를 입고 나온 아저씨가 “난 너희랑 같이 있을 신분이 아니야. 국가에 대드는 너희 전부 빨갱이지?”라고 하는 장면에 모두가 웃었다. 내 생각이랑 달라? 너 빨갱이지?는 전세계적인 수사인가보다.

일반적으로 좀비물이라고 하면 생존하기 위해 살아남으려는 노력, 그리고 한정된 자원을 두고 살아남은 사람들끼리의 생존경쟁을 떠올리기가 쉽다. 서울역은 그런 느낌보단 사회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것에 더 촛점을 맞춘것이 아닌가 싶다. 피 흘리는 사람을 도와주려다가도 노숙자인걸 알고 그만두는 사람들, 부족한 공공의료와 경찰의 도덕적 해이, 젊은 세대의 취업난, 무능한 행정, 시민을 돌보지 않는 것에서 더 나아가 폭도로 몰아서 진압하려는 국가권력 등등…

영화: Jackie

올해 6번째 영화

영화의 내용을 아무것도 모른채 보는 걸 더 선호하는 편이라, 주로 이미 입소문이 난 작품이나 상을 받은 작품을 위주로 보게된다. 이건 아카데미 수상후보에 있어서 보게됐다.

Jonh F. Kennedy의 와이프, Jacqueline Kennedy Onassis가 JFK의 암살당일부터 장례식까지를 전기작가에게 이야기해주는 영화다. 그 시절의 영상과 영화 사이를 자연스럽게 연결해놔서 진짜 시대 흑백필름에다가 색깔만 입힌 것 같다.

남편을 잃은 슬픔 때문에 혼자 있을땐 미친사람처럼 행동하다가 공식행사에선 침착함을 유지해야하고, 그렇게 감정이 왔다갔다하는 모습을 보면서 공인의 삶은 참 쉽지 않다고 생각했다.

부대통령 린드 존슨 부부가 위로의 말을 건네는데 진심이 아닌 것만 같았다. ‘이제부터 내가 대통령!’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것만 같다. 요새 막장 권력투쟁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가.

Natalie Portman의 액센트가 굉장히 특이하다. 영국사람인가했는데, 예루살렘출생 미국성장이었다. 배경이 60년대니까 그 시절 영어인가 싶기도 하고. 아니면 저 배우의 액센트가 원래 저런건가 싶기도 하고. (이 배우가 나오는 영화를 처음봤다) 연기라면 정말 잘 한것 같고, 원래 저런 액센트의 배우를 고른거라면 감독이 대단한 것 같다. 친구에게 물어보니 저 나탈리 포트만은 액센트를 너무 잘 바꿔서 미국인인 자기가 봐도 뭐가 진짜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Jackie가 분명 남편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John이 아니라 자꾸 Jack이라고 해서 내가 잘못 들은건가 했다. 자기가 Jack아닌가싶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Jack이 John의 별명이라고 한다. Thomas-Tom, Andrew-Andy처럼 John-Jack이라고 한다. 앞에 두개는 음절숫자라도 줄어든다만 John-Jack은 왜 그런지 잘 모르겠다.

Jackie가 전기작가에게 내용을 불러주면서 계속 첨삭을 지시한다. 지금 내가 담배피고 있다는 건 넣지 말라는 말에 피식했다. 이 외에도 마지막에 자기가 다시 한번 검토하고도 기자를 못 믿어서 그 자리에서 전화로 편집실에 송고하라는 모습은 이 영화의 독특한 유머코드 중 하나인 것 같다.

영화에서 사람 얼굴을 클로즈업한 장면이 많이 나온다.

케네디를 암살한 사람이 며칠 후에 또 암살을 당했다고 한다. 이렇게 진실이 덮이니까 끊임없는 음모론의 소재가 되는것 같다.

잡담: 셀프 투블럭

한국에서 이발을 하면 새 사람이 된 것처럼 깔끔해져서 좋았다. 돈 만원의 행복… 그런데 여기는 30불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항상 불만족스러웠다. 투블럭이라고 해주긴 하는데 뭔가 어색하다. 옆머리는 두상 끝까지 밀어올리고 (해병대 머리), 앞머리는 엄청 길게 남겨놔서 (90년대 스타일) 그런 것 같다. 몇 번이나 옆머리 좀 덜치고 앞머리나 좀 더 처달라고 했는데 주문대로 잘 되지 않아서, 이 돈주고 머리 깍느니 내가 바리깡사서 스포츠머리하는게 낫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게 무려 8개월 전의 일이네.

바리깡으로 스포츠머리해버리겠다고 했지만 막상 겁이 났다. 남자는 머리카락이 외모의 반이라는데, 스포츠머리로 반마저 잃어버리면 어떻게되는거지. 스포츠머리는 안되겠다 싶어서 인터넷으로 투블럭치는 요령을 찾아봤다. 방법 자체는 생각보다 간단했다. 옆머리 뒷머리는 바리깡 3 이나 6미리 넣고 쭉 밀면되고, 윗머리는 숱가위로 대충 친다. 망하면 스포츠머리로 민다는 생각으로 셀프 투블럭을 도전했다.

처음에는 모든 게 너무 엉성했다. 바닥에 신문지 안깔아서 화장실이 머리카락으로 뒤덮이고, 배관 머리카락으로 막혀서 물도 잘 안내려가고, 머리는 쥐파먹은 것 같고, 귀밑머리 정리안되서 안경끼면 다 눌리고, 목터래기 다 남아있고…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를 했던 이유는 나 스스로 머리를 자르는 재미가 있었다. 그림 그리거나, 공예품 만드는 사람 마음이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거기다가 한 번 내가 자를 때마다 30불씩 돈이 굳으니까, 그 돈으로 플스나 운동화를 지르는 재미에 빠졌다.

오늘 아침에 이발함으로써 셀프 투블럭 6번째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 팁을 적어보자면,

  1. 이발하기 전 꼭 머리를 감자: 머리카락이 기름을 먹으면 두상에 착 달라붙어있기 때문에 정리해야될 부분이 잘 보이지 않는다. 특히 나같은 옆짱구도 기름 먹었을 땐 옆머리가 착 붙어서 잘 정리되어 있는 것처럼 보여가지고 속기가 십상이다. 항상 머리를 감고 잘 말린 후에 커트를 시작하자.
  2. 옆머리는 6mm: 3mm는 조금 과격한 것 같다. 두피가 보이는 정도. 본인이 지드래곤 같은 패셔니스타라서 새로운 스타일을 유행해 나갈것이 아니라면 그냥 무난하게 6mm가 좋은 것 같다.
  3. 뒷머리는 6mm 후 3mm: 옆머리는 빡빡밀고 윗머리로 덮으면 되기 때문에 층 낼 필요가 없지만 , 뒷머리는 그렇지 않다. 뒷머리만으로 층을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자르기가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론 6mm로 대략 1/3지점까지 두상에 딱 붙여서 민 후에, 3mm짜리로 다듬으면 된다. 다듬는 다는 말은 두상에 딱 붙여서 자르는게 아니라 적당히 띄워가지고, 정수리로 올라갈수록 두상에서 멀어지도록 하란 것이다. 말이야 쉽지, 까딱하다가 잘못밀면 머리에 계단이 생긴다.
  4. 숱가위는 세번에 나누어서: 윗머리를 정리할 때는 한 번에 치지말고 머리를 길게 당겨서 뿌리 근처에서 한 번 중간쯤에서 한 번 마지막에 한 번, 세 번에 나누어서 치면 그럴듯하게 층모양이 난다. 더 자연스러운 층을 원하면 네 번, 다섯 번까지 나누어서 쳐도 된다.
  5. 드라이기로 중간점검: 윗머리의 숱을 너무 많이 치면 머리가 푹 가라앉는다. 중간중간 드라이기로 잘린 머리카락 날린 후 빗으로 모양을 잡아보면서, 더 자를지 말지 결정한다.
  6. 귀밑머리는 과감하게: 아무리 옆머리와 윗머리를 제대로 잘랐다고 해도, 귀밑머리 정리가 안되면 엄청 지저분해보인다. 한 손으로 귀를 잘 말고, 다른 손으론 가위를 들고 머리카락 자국을 따라 자르면된다. 이 부분을 자를 때는 거울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좀 불안하기도 한데 어짜피 귀 뒤에 가려지는 부분이라 조금 이상하게 짤라도 상관없다. 과유불급이라지만, 귀밑머리는 과하게 자르는 것이 안자르는 것보단 몇 배 낫다.
  7. 구렛나루는 사선으로: 구렛나루는 바리깡으로도 잘 안밀리기 때문에 가위를 구렛나루의 45도 사선방향으로 집어넣어서 자르면된다. 가위질 횟수가 늘어날수록 남는 구렛나루의 양이 줄기 때문에 적당히 두 세번만 자르면 된다. 수직으로 자르면 이발소 아저씨같이 된다.
  8. 옷은 가급적 안 입는걸로: 이상한 뜻은 아니고… 옷에 머리카락 붙으면 아주 개판이다. 복구 불능 수준. 아프리카로 한 번 방송해본답시고 옷 입은채로 머리잘랐는데 그 옷 버렸다. 남자는 짧은 머리카락이 많아서 그게 옷에 박히면 빠지지도 않는다. 그냥 훌훌 다 벗고, 신문지 구멍내서 가운처럼 만들어 입는 것을 추천한다.

나같은 경우는 머리가 빨리 자라기 때문에 한달에 한번 미용실 간다고 하면 4주차 때 옆머리가 많이 지저분해진다. 다른 부분은 미용실에서 정리하더라도, 옆머리 정도는 2주에 한 번 스스로 정리하면 항상 깔끔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화학: Helium forms stable molecules at high pressure

헬륨이 고압의 환경에서 안정한 분자를 형성한다.

위의 문장을 읽고 엥? 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면 아래의 글은 검은 것은 글이고 흰 것은 종이다 정도의 의미밖에 지니지 않을 것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저 문장이 주는 놀라움을 다른 분야에서 찾아본다면…

동네 조기 축구팀이 레알 마드리드를 이겼다, 래더 F 공방유저가 이영호를 이겼다, 학부생이 네이처를 썼다 등 사실상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받아들이는 문장이라면 뭐라도 가능하겠다.

아래의 글은 C&EN 원문기사를 번역하고, 중간중간 내 생각을 덧쓴 글이다.

 


화학 교과서 저자들이 어쩌면 책을 새로 써야할지도 모르겠다. 국제 협력연구팀이 고압의 조건하에서 helium-sodium compound를 만들어서 보고했기 때문이다.(Nat. Chem. 2017, DOI: 10.1038/nchem.2716)

헬륨은 꽉 찬 궤도의 안정성 덕분에 전자를 주려고 하지도 않고, (모든 원소들 중 가장 큰 이온화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전자를 받으려 하지도 않는다. (전자친화도=0) 그 결과, 원자간에 전자를 주고 받음으로써 만들어지는 화학결합도 전혀 만들지 않는다. 이와 같은 무반응성 때문에 헬륨이 속한 18족을 inert gas고자라고 부른다. (표의 가장 오른쪽 코발트 블루 색깔에 속한 원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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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시간 동안 과학자들은 실험적으로 혹은 이론적으로 헬륨을 포함한 “분자”를 만들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그 노력에도 불구하고 HeH+, FHeO-와 같이 양전하를 띄는 경우에만 안정한 분자, 혹은 HHeF와 같은 metastable 분자(외부 환경의 영향을 받으면 금방 붕괴하는, 즉 오래 지속하지 못하는 분자)밖에는 만들지 못했다. 그러면 18족 원소 전부 다 저런 고자냐하면 그건 아니다. 제논이나 라돈같은 경우는 할로겐 원소들이랑 화합물을 만들기도 하고, 다른 원소들과 함께 태양전지에 많이 활용되는 pervoskite 고체 구조를 만들기도 한다. 수년간 나를 괴롭히는 이합체 (Xe2, Rn2)를 만들기도 한다.

학위 예비심사할 때 상대론 효과가 Xe2, Rn2, 그리고 그 밑에 있는 (E118)2의 결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겠다고 했다가 그런건 도대체 왜하냐고 호되게 까였었다. 그래서 도대체 누가 저런걸 하고있나 싶었는데…

Skolkovo Institute of Science & Technology의 Artem R. Oganov, 그리고 Nankai 대학의 Hui-Tian Wang, Xiang-Feng Zhou 연구팀이 그 연구를 계속 하고 있었다. Evolutionary structure prediction을 이용하여 고압하에서 헬륨과 나트륨의 상호작용을 연구했다. 결론은 115 GPa하에서 Na2He가 안정한 분자를 형성한다는 것. 115 GPa이 어느정도냐하면 대략 대기압의 백만배 정도다. 저런 고압 조건은 diamond anvil cell 안에서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연구팀은 x-ray와 다른 방법을 이용하여 Na2He가 mineral fluorite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 절연체라는 것을 밝혀냈다. 무기화학에서 고체 결정구조 부분엔 큰 흥미가 없었던지라 이제는 mineral fluorite가 어떤건지도 떠오르지 않는다. 이 물질은 1000 GPa까지 안정된 구조로, 양이온을 core에 두고 전자가 음이온의 역할을 하는 electride의 한 종류라고 한다. 이 외에도 Na2HeO구조도 발견했는데 아직까지 준비하진 못했다고… 논문 쪼개기냐

University at Buffalo의 계산과학자 Eva Zurek은 “이번 연구 성과는 고압의 환경이 새로운 물질을 발견하는데 어떻게 쓰일수 있는지 보여준 연구”라고 했다. Na2He는 대기압 하에서는 매우 불안정하며, 이 물질을 합성하는데 쓰인 압력(115GPa을 말하는 듯하다)은 지구 중심에서의 압력의 40%에 달한다고 한다. 이 발견 목성이나 토성같은 엄청난 압력이 존재하는 행성에서의 화학반응을 이해하는데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Lund University 무기화학자 Sven Lidin은 이번 연구가 천문학에서 가지는 의미는 아주 흥미로우며, 또한 교과서를 완전히 바꾸게 될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