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How I Met Your Mother

2011년부터 봤던가… 언제부터봤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을정도로 오래된 미드, How I met your mother를 드디어 다봤다. HIMYM이라고 많이들 줄여부르는데, 나는 하마라고 줄여부른다.

주인공 테드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내가 너희 엄마를 어떻게 만났는지 알려줄께’라면서 자신과 절친들의 연애사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이 여자가 엄마인가하면 헤어지고 저 여자인가하면 헤어지고를 수십번 반복하더니, 시즌 5-6쯤이 되면서 진짜 엄마의 발목을 살짝 보여주고, 소지품을 보여주고, 뒷모습을 보여주는 등 시청자의 궁금증을 폭발시킨다. 응답하라 씨리즈 남편 맞추기의 원조격.

대학생때부터 테드와 절친인 장수 커플 마셜-릴리, 수많은 유행어를 만든 호색광 바니, 그리고 이 드라마에 묘한 긴장감을 넣는 로빈까지 모든 캐릭터들이 유쾌하고 진지하고 정이 간다.

작년에 뉴욕 갈 일이 있어서 혹시 촬영장소를 관광코스로 만들어놓지 않았을까하는 기대를 가지고 찾아봤는데 실제 촬영은 캘리포니아에서 했다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등 모든 맨하탄 전경은 합성이라고 한다.

그리고 바니 역할을 맡은 닐 패트릭 해리스는 실제로 게이라고 한다…

매 시즌 24화씩, 총 9시즌의 대하드라마다. 미국에 와서 우울할때마다 보면 시간가는줄 모르고 연달아 보곤했다. 5-6년을 함께하다보니 마치 주인공들이 내 친구같아서 마지막 에피소드를 보고 나니까 마음이 왠지 짠했다.

스포일러 시작

시즌 초반에는 매 에피소프가 실없이 웃기기만 한데, 시즌이 거듭될수록 진지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온다. 특히 나와 드라마속에서 주인공들의 나이대가 비슷하다보니 정신상태의 변화도 비슷하고, 공감가는 내용이 많은 것 같다.

전부 가까운 거리에 사는 주인공들은 매일 밤 맥클라렌 바에서 만나서 그 날 어떤 사람과 데이트를 했고, 회사에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등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로빈이 취직을 위해 다른 나라로 잠시 떠나고, 마셜-릴리는 마빈을 낳은 후 육아를 시작하고, 테드도 커플이 되는 등 여러가지 이유로 다같이 모이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이처럼 꽤 여러 에피소드의 주제로 동네친구의 해체를 다룬다. (해체란 말이 너무 거창하긴 한데 딱히 좋은 말이 떠오르질 않는다.)  20대 초반에는 어은동 골목에서 그 사람들과 매일 사건사고를 만들고 울고 웃고 시트콤처럼 살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가깝게 지내던 형들부터 서울로 대학원을 옮기고, 친구들도 하나씩 취업하고, 나도 미국으로 나오면서 이제는 다 같이 만나는게 너무 힘들어졌다. 그 시절이 항상 그립다.

시즌8부터는 로빈-바니의 결혼이 메인주제가 된다. 결혼식을 하기 전 서로에게 요구사항을 담은 문서를 수백페이지 준비했다가 사랑은 조건만남이 아니라는걸 깨닫고 폐기하고, 본인들의 결혼식에 왔지만 정작 본인들은 잘 모르는 친척어른들을 피해 도망다니고, 바니의 총각파티를 로빈이 기획해주고, 결혼직전에 서로가 진정한 인생의 반려자인지 고민하는 등 결혼에 있어 거의 모든 이야기가 다 나온다.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보고 웃고 넘겼는데, 나에게도 언젠가 닥 쳐올 일이라고 생각하니 내가 저런 중압감을 견뎌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된다.

나는 시작부터 테드-로빈이 결혼할 줄 알았는데, 마지막 시즌9 전체가 로빈-바니의 결혼식이었다. 신선하지만 뭔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을 했는데, 마지막의 마지막에 반전이 있다. 마지막 화에서 테드가 “이게 내가 너희 엄마를 만난 이야기야.”라고 했더니, 애들이 “이건 로빈 이모에 관한 이야기같은데요? 온통 로빈 이모 이야기에요.”라고 나 대신 속시원하게 물어줬다. 그 시점에서 테드는 와이프와 사별한 싱글상태이고 로빈은 바니와 합의이혼한 싱글 상태. 아이들이 로빈 이모를 찾아가서 아빠의 인생을 찾으세요라고 하고, 테드가 로빈의 집에 찾아가서 파란색 트럼펫을 부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Daredev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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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of Cards, Narcos에 이어 세 번째로 보게 된 Netflix original series.

Marvel시리즈를 크게 좋아하지 않았던 터라 큰 기대 하지 않아서였는지는 몰라도 재미있게 봤다.

 

 

법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떄에 주인공이 낮에는 변호사로 밤에는 daredevil이란 별명을 가진 자경단으로 활동한다는 이야기이다.

시즌1에서는 경찰부터 FBI까지 모두 장악한 거대악 Wilson Fisk에 맞서 싸운다.

Fisk는 덩치도 덩치지만, 말투가 정말 악당스럽다. 드라마 속 캐릭터가 무섭다고 느낀적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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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에 들어가면 daredevil의 아류격인 punisher가 또 다른 자경단을 자청하며 나타나서는 범죄자를 마구 살육하기 시작한다.

Daredevil과 punisher의 만남에서 자경단의 존재 가치, 효용성, 그리고 정의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법 위에 군림하는 슈퍼히어로.

법치가 더 이상 통하지 않을 때 할 수 있는 시민의 최후반격인지, 그냥 깡패일뿐인지 혼란스럽다.

 

그 와중에 비서로 나오는 여자 주인공은 엄청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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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1은 연애코드 없이 사건사고 중심으로 흘러갔는데, 시즌2에 갑자기 주인공과 비서의 러브라인으로 달달한 장면이 많아진다.

주인공이랑 둘이 식당에서 카레 먹는 데이트 장면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하지만 주인공이 정체를 숨기고 다니다보니 계속해서 거짓말을 하게 되고 시즌2 끝날즈음엔 둘 사이가 위태로워진다.

역시 연인사이에는 믿음이 가장 중요하단 걸 다시한번 느꼈다.

알면 뭐하

 

히어로물이다보니 액션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드라마치곤 꽤나 퀄리티가 높다.

 

주 배경이 Hell’s Kitchen이라 당연히 만화상에서 만든 가상의 지명인줄 알았는데, 실제로 뉴욕에 있는 지명이라 당황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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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edevil은 시력을 완전히 잃은 대신 다른 감각이 극대화된 슈퍼히어로다.

요새 눈이 더 나빠지고 있는 것 같은데 나도 언젠가는 시력을 잃게 되는건 아닌지 문득 겁이 났다.

 

시즌1 별 4개

시즌2 별 3개

 

Narcos

이 드라마가 재미있다는 추천을 여러군데서 받아가지고 최근에 봤는데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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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다수 포함


콜롬비아의 거대마약상 파블로 에스코바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것인데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충격이다.

엄청 옛날 이야기도 아니고, 내가 태어난 이후에 저런 일이 벌어졌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법원 건물에 탱크 밀고 들어가질 않나, 전직 대통령 딸을 납치해서 살해 하지 않나…

그냥 총으로 쏴죽이고 테러하는 장면은 너무 많이 나와서 어느순간부터는 그리 놀라지도 않게 되었다.

무서워서 저런곳에는 도저히 살 수 없을 것 같은데도 사람들이 계속 사는 것을 보면 사람은 어떤 환경에라도 적응하고 살아가는건가 싶다.

 

그 와중에도 미국은 정말 멋있게 느껴졌다.

약쟁이들이 요원의 고양이를 죽이는 등 신변의 위협을 가해오는 와중에, 주변 동료가 말하길 너는 무조건 안전할 거라고 했다.

무슨 말인고 하니, 그 무서운 마약쟁이들도 멕시코에서 미국인 요원 하나 고문하고 죽였다가 초박살이 난적이 있어서 DEA 요원은 off-limit이라고…

timemag-kiki-camarena왜 이나라 사람들이 자기나라를 그렇게 사랑하는지, 왜 집집마다 성조기가 걸려있는지 알 수 있었다.

나도 저런 국뽕 좀 맞고 싶다.

애국심은 매일아침 애국조회를 한다고 생겨나는게 아닌데…

 

추격씬들도 긴장감있게 잘 만들었다.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해도 괜찮을 정도로.

 

중남미로 여행갈 일이 있을지 잘 모르겠지만, 안전만 보장된다면 꼭 가보고 싶다.

드라마 화면에 잡힌 도시풍경은 굉장히 아름다워 보였다.

 

아직 시즌2까지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잘 마무리한다면 최고의 미드 중 하나로 남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