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여자들은 같은 질문을 받는다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장난스럽게 나도 페미니스트다, 젠더감수성이 중요하다라고 말했지만 사실 페미니즘이 뭔지 잘 모른다. 여자가 성별로 인해 차별받는 일이 없도록 해야된다 정도의 막연한 느낌.

연초에 저자 (레베카 솔닛)의 인터뷰를 읽었다. 페미니즘 뿐만이 아니라 당시 미국 대선까지도 폭넓게 다룬 인터뷰라 흥미로웠다.  언젠가 저 사람의 책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기대한 것은 좀 더 이론적인 페미니즘, 그러니까 교과서와 같은 것이었는데 이 책은 에세이집이었다. (나는 책을 고를 때 제목과 표지만 보고 고른다…) 여배우, 여기자 등 여성의 직업 앞에는 유독 성별을 표시한다, 성폭력의 원인은 피해자의 옷차림과 행동거지이다 등 널리 알려진 것부터 나는 잘 알지 못했던 여성 혐오의 사례까지 폭 넓게 다뤘다. 그 중 특히 공감이 가는 몇몇 대목이 있었다. 여성 혐오/차별은 여자 아이는 공주 인형을 가지고 놀고, 핑크색을 좋아하도록 강요한다. 그것은 동시에 남자 아이들은 로봇을 가지고 놀아야하고, 파란색이나 검은색과 같은 것을 좋아해야만 한다는 사회관념을 만든다는 것이다. 고등학교 때 다소 튀는 진홍색이나 빨간색 남방을 입었다고 선생님께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니 여자친구들은 진홍색 바지를 입기도 했는데 굳이 왜 나에게만 그랬나 싶다. 여성 차별은 곧 남성 차별이라는 말과 같은 것이다.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 혹은 주요한 역할을 맡는 영화는 거의 없다는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사람들은 영화를 보면서 그 사람의 처지에 감정이입을 하고 공감하는 법을 배운다. 하지만 현실은 우리가 감정 이입해볼 여성이 없다는 거다. 그 사람의 처지를 공감하지 못하면 그 사람이 당하는 차별도 불공정함도 쉽게 이해할 수 없고 그런 것들이 분노를 일으키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페미니즘은 여자의 권리 증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약자를 대변하려는 사상이다.

Advertisements

One thought on “책: 여자들은 같은 질문을 받는다

  1. 남자들을 man box에 가두지 않기 위해서도 페미니즘이 필요한듯. 우리나라는 안해도 될 의무감을 남자들한테 너무 지우는 것도 많아서 서로 다 좋게 바뀌었으면 좋겠어~

    Like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