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탄핵

그러나, 그러나, 그러나. 초반에 그러나가 너무 많이 나와서 기각인가 조마조마했는데, 후반부로 가면서 분위기가 인용으로 많이 바뀌었다.

어제자 파파이스에 이정렬 전 판사(가카새끼 짬뽕 판사)가 말하길, 판결문 초반에 탄핵소추 논리를 까는 게 많이 나오면 인용이고, 받아들이는게 많이 나오면 기각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보면 동기가 불량하고 죄질이 나쁘다 등등 피고를 까는걸로 시작하면 후반부에는 그렇지만 깊이 뉘우치고 있다 등의 쉴드를 치면서 약한 형량을 선고하고, 반대로 초범이고 어쩌고 피고를 두둔하는걸로 시작하면 후반부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나와서 강한 형량을 선고한다고 한다. 결국 이정렬 전 판사의 예측? 경험?이 맞았다.

아무튼 대통령 탄핵이 인용됐다.

탄핵사유 전부 인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그건 어려웠나보다. 범죄가 갈수록 고도화되고 증거 추적하기도 힘들어지는 세상이다보니 확실한 물증을 잡기가 이렇게 힘들다.

특히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는 헌법 위반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한 것은 실망스러웠다. 시비거리를 차단하기 위해서 조금이라도 태클걸릴만한 것은 전부 잘라내다보니 그랬던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국가 재난에 대통령은 아무것도 안해도 되고 책임을 질 필요가 없다는 논리에 인용될까 걱정이 된다.

법은 최소한의 기준선, 낙제와 통과를 가르는 커트라인일 뿐이다. 그것마저 못 지키면 사람새끼 대접 못받는다는 기준이지, 그거 잘 지킨다고 훌륭한 리더라고 할 수는 없다. 세월호 가족들이 너무 상처받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험 못쳤다고 사람새끼 아니라는 것은 아니다… 최소기준의 예를 생각하다보니 떠오른게 시험뿐이라…)

파면한다. 다시봐도 소름이 돋는 장면이다.

 

먼 훗날 내 자식들이 나는 그때 뭐했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해야되나…

할아버지_촛불집회

 

외신에서도 워낙 많이 다루다보니 랩메이트들도 관심이 많았다. 특히 미국애들… 이것 저것 많이 물어봤는데 가장 대답하기 힘들고 가장 나를 부끄럽게 했던 질문은 광화문 광장에 왜 성조기가 있고 그걸 보는 니 기분이 어떻냐는 거였다. 탄핵찬성=빨갱이, 탄핵반대=반 빨갱이=자유주의=미국 뭐 이런 논리가 아닐까라고 대답했는데… 내 기분은 정말 잘 모르겠다. 그냥 착잡하다.

저녁에 랩 애들에게탄핵 축하기념으로 떡볶이를 샀다. 너희도 힘내라…

50년전 이승만을 필두로 한 세력들이 미국에서 민주주의를 수입했는데, 이제는 한국의 민주주의를 미국으로 수출할 때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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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thought on “잡담: 탄핵

  1. 세월호, 그래도 보충의견에서 강하게 지적한 내용들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드라 ㅠㅠ
    할아버지는 미국에서 트럼프의 횡포에 고통받고 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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