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쌍록

ASL season2 최고의 빅매치 이영호 대 이제동, 이제동 대 이영호이 4강에서 만났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스타1 최고의 라이벌은 임요환 대 홍진호, 홍진호 대 임요환의 임진록이겠지만, 이제 저형들은 폼이 많이 떨어져서 순수 경기력으로만 평가한다면 후한 점수를 받긴 힘들 것 같다.

그런면에서 현존하는 최고의 스1 라이벌은 리쌍록이 아닐까. 물론 이영호 이제동도 스타1 프로게이머 은퇴한지 오래되서 전성기 때의 포스를 기대하긴 어렵겠지만, 개인방송을 보면 그래도 전성기의 70-80프로까진 끌어올리지 않았나 싶다.

이걸보려고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부산을 떨었다. 예상대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이 몰렸고 중계해주는 아프리카 서버는 미친듯이 렉이 걸리다가 급기야 공식방송마저 폭발해버렸다. 동시 시청자수가 아프리카에서만 20만명이었다고 하니 그 열기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프로게이머들 개인방송을 보면 저그 대 테란, 테란 대 저그의 경우, 저그는 3해처리 뮤탈-저글링 럴커-하이브 운영, 테란은 앞마당 더블-바이오닉-레이트 메카닉으로 너무 획일화되어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이게 프로게임단으로 운영되지 않고 선수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다보니 새로운 작전이나 빌드가 나오기 어려울거라 생각해서 오늘게임도 저런식으로 힘싸움 위주로 흘러가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공방저그에 불과한 내까짓 것이 어떻게 그런 고수들의 생각을 알까.

1경기부터 5경기까지, 마지막 경기를 제외하곤 전부 다 작전이 들어갔다. 대부분 저그 이제동이 작전을 걸고 이영호는 수비를 하는 쪽이었다.

1경기는 양방향 럴커 3센치 드랍으로 이제동의 원사이드한 승리. 테사기라는 말도 있지만 폭군 이제동 앞에선 그런말이 존재하지 않는 것 같았다. 이영호가 여러 방향으로 드랍쉽 날려봤지만, 기다리는 것은 스컬지와 저글링이었다. 정말 아무것도 해보지 못한채 이영호가 무너져서 의외로 원사이드한 게임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들었다.

힘을 받은걸까, 아니면 자만했던 걸까. 이제동은 2경기에서 저글링 럴커로 테란 입구를 그냥 뚫어버리겠다는 엄청난 자신감을 보여준다. 실제로 바이오닉 병력이 저그 본진을 향해 출발해서 언덕의 럴커4기를 지나칠때까지는 이거 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역시 테사기. 벙커와 SCV의 미친 콜라보레이션으로 이제동의 올인에 가까운 러쉬를 막아내고 지지를 받아냈다.

1-1. 다시 원점이다. 옛날에는 맵에 따른 종족상성을 훤히 꿰고 있어서 누가 유리하겠다, 어떤 경기가 나오겠다 머리속에 그려졌는데, 이제는 새로운 맵이 많아서 이름만 들어선 맵 자체가 그려지지도 않는다.

3경기는 이제동이 뮤탈을 꺼내들고 몰래멀티라는 변수를 추가했다. 테란 앞마당 위쪽에 멀티를 했는데 이게 패착이 아니었나 싶다. 보통의 테란이라면 허둥지둥할수도 있겠지만 이영호는 너무나 침착하게 대응했고, 테란 본진에 더 가까운 저그 멀티를 부셔버렸다. 하이브는 완성됐지만 2가스론 할 수 있는게 별로 없었고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그리고 진짜 초대박이었던 공포의 3해처리 땡히드라를 보여준 4경기. 가스캔지 한참이 됐는데도 레어를 안간다. 프로토스 전이야 땡 히드라가 종종 나오는 편이라지만, 테란전에도 땡히드라가 나온적이 있었나. 거기다가 이영호는 노배럭 더블을 선택함으로써 테크트리가 상당히 느린 편이었고, 심지어 첫 메딕마저도 끊겨서 승기는 이제동에게 기운 것 같았다. 검은 화면에서 갑자기 히드라가 들이닥칠때 이영호의 당혹스러움은 어땠을까. 게임이 이대로 끝나겠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테란의 최종병기 scv 공돌이 겸 일꾼 겸 전투병가 제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뭉치고 비비로 찌지기를 반복하다보니 가스유닛 히드라가 막 터져나갔다. 피해가 좀 있더라도 막기만 한다면 테란에게 유리한 게임이었다. 테란도 어찌나 처절했는지 일꾼 생산을 중단했는데도 배럭4개를 다 못 돌렸다. 자원캐야되는 scv를 전쟁에 내보냈으니… 아무튼 본진에 놀고있는 두 마리의 히드라 때문에 승패가 바뀔수 있었을 정도로 전투는 치열했다.내 손에 땀이 다 날 정도… 뚫어야 하는자와 막아야 하는 자 사이의 말 그대로 피 튀기는 전투끝에 히드라가 테란의 언덕을 점령했고, 이 둘의 운명은 마지막 5경기에 가서야 판가름이 나게 되었다.

마지막 경기는 의외로 무난했다. 이영호는 대뮤탈 최적의 빌드로 갔고, 이제동은 신들린 뮤짤을 보여주지 못했다. 럴커 업그레이드가 완료되기전에 바이오닉 병력은 제 3멀티로 들이닥쳤고, 도저히 막을 방법이 없었다. 아쉬움에 지지를 못치고 끝까지 이것저것 시도하는 모습을 보니 괜히 안쓰러웠다.

다시보기는 따규형님의 것으로…

Advertisements

Leave a Reply

Fill in your details below or click an icon to log in:

WordPress.com Log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WordPress.com account. Log Out / Change )

Twitter picture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Twitter account. Log Out / Change )

Facebook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Facebook account. Log Out / Change )

Google+ photo

You are commenting using your Google+ account. Log Out / Change )

Connecting to %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