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gram

20대 초반에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미친듯이 열심히 했다.

SNS를 통한 소통의 양에 비례하여 친구의 프로필 사진 크기가 조절되고, 상위 30명의 사진을 모자이크처럼 배치하여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그 프로그램 덕분에 수많은 사람들의 담벼락에 내 사진이 대문짝 만하게 실리기도 했었다. 페북의 광개토대왕..

심지어 친구의 친구들(쉽게 말해 모르는 사람들..)을 SNS상에서 먼저 알게되고 난 후, 술집에서 어색한 첫만남을 가지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순간 심적 안정을 찾고 SNS를 끊게 되었다. 관종이 오프라인에서 그 욕구를 충족시키다보니 온라인 세계와는 멀어졌던 것 같다. 그래서 가끔 페이스북에 야구보다가 분노의 욕설을 표출하는 것 이외에는 온라인 공간과는 거의 담을 지고 살았다.

 

작년 10월 26일, 할로윈을 맞아 마트에서 내어 놓은 호박의 색감이 너무 예뻐보여서 사진을 찍었다. 나만 보긴 좀 아까워가지고 인스타에 올렸더니, 친구들이 댓글도 달아주고 잘 모르는 사람들까지와서 좋아요 눌러주니까 관심받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할로윈이라고 호박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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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스타에서 좋아요가 가장 많이 달린 사진은 친구랑 갓바위가서 찍은 사진이다. 좋아요가 100개를 돌파했다. 특히 외국인들에게 반응이 좋은 것 같다. 대구에 오래 살아서 그런지 갓바위가 특별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갓을 쓴 불상은 갓바위 하나뿐인 것 같다. 사진 올린지 보름이 다 되어가는데도 가끔 좋아요가 10개씩 달리는 날도 있다. 그리고 이 사진 올리고나서 팔로워 숫자도 엄청나게 늘었다.

그냥 갓바위만 찍었으면 좀 밋밋했을 것 같은데, 기도하는 아주머니를 포함시킨게 포인트가 된 것 같다. 갓바위의 회색과 희뿌연 하늘의 무채색에 대비되는 빨간색의 강렬함, 아주머니의 뒷모습에서 느껴지는 간절함 같은 것이 마음에 든다. 무슨 사연인지 알 길이 없다만 왠지 자식 걱정에 오신 것이 아닐까, 내 마음대로 추측해본다.

갓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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